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200명(7.7%) 줄었다. 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으로 2022년(0.78명)보다 0.06명 하락했다.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 모두 1970년 이후 최저였다. 특히 합계출산율은 1분기 0.82명을 기록했으나 2분기 0.71명, 3분기 0.71명, 4분기 0.65명으로 떨어졌다.
2000년까지도 출생아 수는 64만 명에 달했다. 이후 2010년에 이르러 출생아 수가 47만 명으로 줄었다. 2020년엔 27만 명으로 줄며 10년마다 20만 명씩 감소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2337명이었는데 2021년 26만562명으로 1만1775명 감소한 데 이어 2022년 24만9186명으로 1만1376명 줄고, 작년에는 감소폭이 1만9200명으로 확대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때 혼인 건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해 더 큰 폭으로 출생아 수가 줄었다”며 “올해도 그 영향이 이어져 작년 말 예상한 0.68명에 수렴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에코붐 세대의 결혼과 출산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30~34세 남성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는 지난해 40.1건으로 전년 대비 0.2건 감소했다. 30~34세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66.7명)도 전년 대비 6.8명 줄어 전 연령대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대인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2022년 1.12명을 기록한 세종시도 출생아 수가 감소(-400명)하며 지난해 합계출산율(0.97명)이 1명 아래로 떨어졌다. 젊은 도시로 꼽히는 세종마저 출산율 하락세를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서울 출산율은 0.55명으로 전국 꼴찌였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200명(-5.4%) 감소했지만 출생아 수보다 많아 인구는 12만2800명 자연감소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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